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골목길 #13 |
어제 걷던 거리를 오늘 다시 걷더라도 어제 만난 사람을 오늘 다시 만나더라도 어제 겪은 슬픔이 오늘 다시 찾아오더라도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합니다. 식은 커피를 마시거나 딱딱하게 굳은 찬밥을 먹을 때 살아온 일이 초라하거나 살아갈 일이 쓸쓸하게 느껴질 때 진부한 사랑에 빠지거나 그보다 더 진부한 이별이 찾아 왔을 때 가슴 더욱 뭉클하게 살아야 합니다. 아침에 눈 떠 밤에 눈 감을 때까지 바람에 꽃이 피어 바람에 낙엽 질 때까지 마지막 눈발 흩날릴 때까지 마지막 숨결 멈출 때까지 살아 있어 살아 있을 때까지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합니다. 살아 있다면 가슴 뭉클하게 살아 있다면 가슴 터지게 살아야 합니다. - 양광모 - ‘나는 왜 수평으로 떨어지는가’ 중에서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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